풋풋했던 청소년시절 이야기입니다. 야설 아닙니다 ㅋㅋ (10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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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를 마치고 다시 학교로.
내 여자친구 지원. 이 16살이라는게 제목만 여자친구지 아무런 스킨쉽도 없다.
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할줄도 모르고, 할수있다고 하더라도 학교 안에서는 하면 안되니깐 ㅋㅋ
그냥 둘이서 후미진 복도를 걸으며 얘기하다가 휴게실이나 도서관에 같이 숨어서 또 애기하는것뿐.
어느날, 음악실 구석에서 둘이 공책을 펴놓고 앉아있다가 서로 공책에 한줄씩 쓰며 말없이 대화를 한다.
윤희가 내 공책에 ‘나 이뻐?’ 라고 쓰면 내가 윤희 공책에 ‘아니~ 메롱~’ 뭐 이딴거 ㅋㅋ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다른 동기 여자애가 불쑥 들어오다가 우리의 행각을 보더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니네는 입이 없니?’ ㅋㅋㅋ
지원은 며칠에 한번씩 나한테 편지를 써준다. 난생 처음보는 아트박스라는 회사의 예쁜 편지지에. 예쁜 글씨로, 지금으로 치자면 이모티콘 같은것도 그려가면서.
애교 가득한 표정으로 나에게 편지를 건네면 나는 어색하게 받아서 가방에 넣었다가 집에 가서 밤에 내 방에서 몰래 읽는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몇 번 그렇게 편지를 받으니..... 나도 답장을 써야하는 것 아닌가. 써본적 없는데.
어느날 밤, 드디어 처음으로 여자한테 편지를 써본다. 엄마 서랍에서 훔친 단순 사무용 편지지에 ㅋㅋ
도저히 뭐라고 써야할지를 모르겠다. 몇시간을 고민고민, 한줄쓰고 한시간 고민 ㅋㅋ
쥐구멍에 숨고 싶을정도의 졸작을 완성. 편지 맨 밑에 내가 편지쓰고 있는 모습을 엉터리 만화처럼 그린다.
다음날, 학교에서 지원을 만나 수줍게 편지를 내민다. ‘지원아....’ 지원이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깡총깡총 뛴다.
<계속>
풋풋 청소년물과 안어울리는 사진 몇장 올립니다 ㅋㅋ